24' 현대모비스 알고리즘 대회 후기
2024년 현대모비스 알고리즘 경진대회에 다녀왔습니다.
간단하게 후기를 남겨봅니다.
취미
거창한 목표가 있는 건 아니고 매주 열리는 온라인 경쟁 프로그래밍 대회인 AtCoder/LeetCode Weekly에 참여해서 도파민을 채우고 있습니다. 그냥 매주 하다보니까 취미인 것 같기도 한데, 어쩔 땐 진짜 하기 싫고 약간 알고리즘과 애증의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알고리즘 경진대회
해외에서 개최하는 온라인 대회만 하다가, 현대모비스에서 매년 알고리즘 경진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그래도 한 번쯤은 오프라인 대회 향기를 맡아보고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상을 준다고는 하지만, 애초에 내 실력으로는 20등 안에 들거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다.
대회자체는 온라인 예선전을 치르고, 예선전에서 성적순으로 본선 진출자 100명을 뽑아서 오프라인 대회를 치르는 구조입니다. 다행인 점은 어릴 때 부터 IOI에 출전한 이세계 천재들이 대학에 진학해 ICPC/UCPC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부와 PS판에서 은퇴한 사람들, 의문의 애니 프사 은둔 고수들, 평범한 직장인을 위한 일반부가 나뉘어져 있어서 별도로 평가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당연히 일반부로 참여했고
그냥 본선 진출만 노리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했습니다.
온라인 예선전
알고리즘 경진대회라는 이름 답게 코딩테스트에서나 나올 법한 가벼운 문제들은 아니었습니다. 1번 부터 SCC + Topological Sort가 필요한 문제였고 한 시간 반 동안 비비다가 겨우 AC를 받았습니다.
2번은 구현이 까다로운 백트래킹 비슷한 문제였는데 코드를 완성하는게 시간이 좀 걸렸지만 한 번에 풀려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3번도 굉장히 복잡한 구현능력을 요구하는 문제였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포기했습니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어도 올바르게 구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오프라인 본선 진출
사실 가채점 할 때 본선 진출 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긴 했습니다만, 저보다 더 실력이 뛰어나신 분들이 있음에도 제가 진출하게 되어서 뭔가 묘한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해외 온라인 대회에서 항상 상위권 랭크를 달성하시는 분들을 뒤로하고 본선에 갈 수 있었던 이유를 보자면, 1번 문제인 SCC 알고리즘이 하필 최근 앳코더 대회에서 만났던 친구라 바로 떠올리고 활용하고, 올바르게 구현할 수 있었구요. 2번 문제는 밀도 진한 구현 문제였는데 이런 유형을 별로 안좋아시는 분들이 많이 거르신 것 같았습니다.
애초에 3번 문제를 못 풀 실력이라는 걸 확신하고 2번에 내 모든걸 건다는 심정으로 한 시간 동안 구현한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학생부는 최소 3문제 + 시간 컷이 있었고 일반부는 2문제가 커트라인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본선 후기
본선 후기를 짧게 하려고 합니다. AC를 받진 못했고 테스트 케이스만 몇개 긁고 왔습니다. 총 4문제가 출제되었구요. 확실히 문제가 많이 어려웠는지 2번 문제를 풀이한 사람이 7명 밖에 되지 않았고 3번, 4번 문제는 아무도 풀이하지 못했습니다.
대회 중간에 새로운 1등이 갱신되거나 나를 제친 사람들이 생기면 알림으로 멘탈 공격을 가합니다. 반대로 제가 제출하면 내가 제친 사람 수를 알려줬는데 그런 부분이 재밌긴 했습니다. 처음부터 기대조차 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실망도 없었습니다.
대회가 끝나고 현대모비스 관계자 분들이 회사의 비전과 문화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는데요. 신입 초봉이 8000만원으로 굉장히 높았다는 점과 아직까지도 재택/출근 하이브리드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되는 기업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본선만 진출해도 입사 지원시 서류 및 코딩테스트가 면제되는 걸 보고 현대모비스가 얼마나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 진심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혜택은 매년 조금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2024 알고리즘 경진대회’ 성료
*현대모비스 알고리즘 경진대회에서 서울대 학생 강태규와 졸업생 이상엽이 우승하여 아이오닉5 전기차를 부상으로 받았습니다. 대회는 SW 인재 발굴을 목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총 상금은 1억7,000만 원입니다.*www.hyundai.co.kr
현대모비스, 알고리즘 경진대회 성료…“서울대·카이스트 모였다”
*현대모비스는 대한민국 소프트웨어(SW) 고수 100인의 치열한 한판 승부인 ‘2024 현대모비스 알고리즘 경진대회’ 본선 결과 학생부 강태규(서울대 컴퓨터공학과)씨와 일반부 이상엽(서울대 통계학과 졸업)씨가 최종…*www.econovill.com
나중에 기사를 통해서 결과를 보니 학생부 1등과 일반부 1등 모두 서울대 분들이셨습니다. 별로 의미는 없었지만 이런 분들과 순위 경쟁 한적이 있었다는 것 만큼은 제 미래의 자손들에게 꼭 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리더보드에 이름이 없는 걸 보고 빈손으로 돌아가나 싶었는데.. 그래도 본선 진출자들을 위해 뱅앤올룹슨 아웃도어 스피커 제품과 맛있는 과일까지 챙겨주셔서 감동받았습니다. 과일들은 집에 있는 제 예비신부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사실 알고리즘 문제 해결(PS)이 마이너한 취미이고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분들도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바/스프링이나 AI/Python 공부를 선호하지 알고리즘을 공부하시는 분들은 진짜들이 아니고서는 잘 보진 못했습니다. 현대모비스 알고리즘 대회가 국내에서 개최되는 몇 안되는 PS 공개 대회인 만큼 그 역사가 오랫동안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런 귀중한 대회를 매년 개최해주시는 현대모비스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리면서 글을 마무리 합니다.